핑크 플로이드가 묻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전설적 록밴드 다룬 ‘광기와 소외의 음악’
카뮈·니체·부버 등의 사유 넘나들어
방탄소년단-들뢰즈 연결한 ‘BTS 예술혁명’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 출발점”
대중문화가 가장 찬란하게 꽃핀 시기라 평가받는 1990년대를 지나며, 철학은 영화, 대중음악, 텔레비전 등 우리와 가장 가까운 대중문화와 이전보다 훨씬 깊은 관계를 맺게 됐다. ‘대중문화로 철학하기’처럼 둘을 노골적으로 엮어놓은 말도 유행했다. 지금은 어떨까? 혹시라도 ‘대중문화로 철학하기’란 말에서 ‘쉬운’ 대중문화를 통해 ‘어려운’ 철학에 접근한다는 이미지를 떠올렸다면, 대중문화를 대하는 자세를 다시금 가다듬어 볼 필요가 있다. 거대한 바다가 되어버린 대중문화는, 이제 철학이 온 힘을 들여 그 실체와 의미를 규명해내야 할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
<광기와 소외의 음악>은, ‘핑크 플로이드로 철학하기’라는 부제대로, 역사상 가장 성공한 록 밴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밴드 ‘핑크 플로이드’에 관한 책이다. 책 내용보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책이 포함된 ‘대중문화와 철학’(Popular Culture and Philosophy)이란 기획 시리즈다. 미국 오픈코트 출판사에서 펴내는 이 시리즈는 다양한 배경의 필자들을 동원해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부터 영화, 대중음악, 상품 등 온갖 대중문화를 철학과 연결하는 작업을 해왔다. 2000년에 미국의 인기 시트콤 <사인필드>를 다룬 <사인필드와 철학>을 첫 권으로 펴낸 이래, 현재까지 무려 116권을 출간해 왔을 정도로 전통과 인기를 자랑한다. 국내에서도 <매트릭스로 철학하기>(2003), <슈퍼 히어로 미국을 말하다>(2010),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2012) 등이 번역 출간된 바 있다. <광기와…>는 시리즈 가운데 30권으로, 2007년에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