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일기] 출간 기념 북콘서트
- 2018-06-18
이서희 "이혼 후 알게 된 것을 기록하고 싶었다"
세 번째 에세이 『이혼일기』 펴내
우리에게는 더 많은 이혼의 이야기가 필요한지 모른다
우리는 왜 이별 이야기에 인색할까?
『관능적인 삶』, 『유혹의 학교』의 이서희 작가가 세 번째 에세이 『이혼일기』를 출간했다. 이번 책에는 이혼보다 먼저 찾아왔던 사랑의 순간들, 이혼 이후에 남겨진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는 “사랑의 이야기가 많은 만큼 이별의 이야기도 무수하다”며 “어쩌면 우리에게는 더 많은 이혼의 이야기가 필요한지 모른다”고 적고 있다.
모든 사랑이 달콤한 사랑의 이야기로 마무리되지는 않는다. 모든 사랑의 이야기는 이별의 이야기로 끝이 난다. 생전의 이별이든 앞선 죽음이든 인간의 관계는 이별을 예비한다. 미리 이별에 압도될 필요는 없지만, 우리는 좀 더 이별에 편안하고 떳떳할 수 있어야 한다. 『이혼일기』 217쪽)
책이 나온 다음날인 9월 1일, 이서희 저자와 함께하는 북콘서트가 열렸다. 행사의 시작을 알린 이는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그녀는 「어떤 호텔」, 「젊은 여자」, 「프라하」, 「접속」 등 사랑 이야기가 담긴 자신의 노래를 들려줬다. “사랑을 너무 좋아해서 괴롭거나 외로울 일들이 많다”는 김사월은 “그런 걸 추구할수록 상대를 목 조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요즘이다. 그래서 『이혼일기』를 더 재밌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며 마지막 곡 「너무 많은 연애」를 남기고 떠났다.
뒤를 이어 무대에 오른 사람은 사회를 맡은 변영주 감독이었다. 영화 <화차>, <낮은 목소리>,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등을 연출한 그녀는 여성과 소수자, 해고 노동자 문제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며 행동하고 있다. 변영주 감독은 이서희 작가를 소개하기에 앞서 네 명의 독자와 만났다. 그녀들은 인상 깊었던 책 속 구절을 낭독함으로써 본격적인 북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변영주 감독의 소개로 독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서희 작가는 “『이혼일기』는 출판사 편집장님의 제안으로 쓰기 시작한 책”이라며 몇 차례 고사한 끝에 집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서희 : 이혼 과정을 겪으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우리는 사랑의 이야기는 많이 하면서 왜 이별의 이야기에는 인색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많은 이혼녀들의 상황을 보니까, 특히 한국에서는 이혼녀들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더라고요. 누군가는 조금 더 당당하고 떳떳하게 이혼의 이야기를 들고 나서고, 그것이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라는 걸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용기를 냈죠. (이혼 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걸 정확하고 내밀하게 묘사할 수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내면의 소용돌이나 성찰 같은 것들을 담았고요. 제 인생에서 이혼은 성장의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이혼의 과정을 묘사하기보다 제가 알게 된 것들에 대해서 기록해 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