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마음을 읽는 법
김성우
2022-09-20
572
140*215 mm
979-11-90955-65-2 (03740)
22,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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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리가 영어를 대하는 방식을 근본부터 뒤흔들 책이 출간되었다. 인지언어학의 관점에서 영어가 가진 광활하고 경이로운 세계를 들여다보는 《영어의 마음을 읽는 법》이다. 전통적인 문법은 품사를 중심으로 ‘말’에 집중한다. “문법은 문법”이고, “어휘는 어휘”라는 식으로 ‘언어에 대한 공부’를 ‘언어 안’에 가두는 데 그친다. 그러나 인지언어학은 여기에 ‘인간’을 더한다.
책은 영어교사와 학습자들, 다양한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 언어교양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 인지언어학에 접근할 수 있는 진입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무엇보다 기존 학습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영어를 바라보기를 바랐던 수많은 예비 학습자들의 해갈을 돕는 반갑고 귀한 한 권이 될 것이다. 그 무엇이건 로딩할 수 있고, 그 어떤 세계로건 접속할 수 있는 영어의 세계에 첨벙 빠져들 시간이다. 꾸준히 언어와 삶을 이어내는 고민을 붙잡아온 응용언어학자 김성우가 그간 시도된 바 없었던 영어의 마음을 읽어내는 진득하고도 기쁨 가득한 여정으로 독자를 이끈다. 
 
 
좀처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영어,
이제 크고 두텁게 ‘제대로’ 공부하자!
 
영어가 아킬레스건이라 말하는 이들이 많다. 달달 외워야 하는 단어, 문장 형식, 문법 구조…….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것과는 별개로 내내 잘 모르겠고, 팽개치고 싶고, 종내는 던져버리고 싶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최소 12년에 걸친 의무교육을 통해 적지 않은 시간 영어를 배웠음에도 또 ‘팝’이면 ‘팝’, ‘미드’면 ‘미드’ 그렇게 매일같이 영어를 접하는데도 대관절 영어공부는 왜 이렇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데 스치듯 지나간 탄식 섞인 이 문장 안에 답이 있다. 왜 우리는 ‘내 마음’만 신경 쓰고, 정작 ‘영어의 마음’은 단 한 번도 알려고 하지 않았을까?
여기, 우리가 영어를 대하는 방식을 근본부터 뒤흔들 책이 출간되었다. 인지언어학의 관점에서 영어가 가진 광활하고 경이로운 세계를 들여다보는 《영어의 마음을 읽는 법》이다. 전통적인 문법은 품사를 중심으로 ‘말’에 집중한다. “문법은 문법”이고, “어휘는 어휘”라는 식으로 ‘언어에 대한 공부’를 ‘언어 안’에 가두는 데 그친다. 그러나 인지언어학은 여기에 ‘인간’을 더한다. 《단단한 영어공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등의 저작을 통해 꾸준히 언어와 삶을 이어내는 고민을 붙잡아온 응용언어학자 김성우가 그간 시도된 바 없었던 영어의 마음을 읽어내는 진득하고도 기쁨 가득한 여정으로 독자를 이끈다. 
 
 
인지언어학, 언어학에 ‘마음’을 더하다
 
저자는 오랜 시간 인지언어학을 공부해왔다. 인지언어학이란 무얼까? 언어와 사고의 관계를 탐구하는 언어학의 한 분야를 가리킨다. 문법 구조를 이루는 형식이 아니라, 의미에 집중하는 관점으로서 “사고의 구조”에서 출발하는 학문이다. ‘(때로는 예외도 존재하기에 무조건 들어맞지는 않는) 복잡한 규칙’을 ‘통째로’ 외우는 기존의 영어학습에 익숙한 많은 독자에게는 다소 낯선 영역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교실 속 영어수업을 떠올리면, 다음과 같은 선생님들의 대사가 귓가를 선명히 울린다. “처음 나오면 a, 그다음에 나오면 the”, “조동사의 ‘조’는 ‘도울 조’니까 동사를 돕는 기능이 있는 거지”, “전치사의 ‘전’은 ‘앞 전’, 뭐 앞에? 명사 앞에!” 저자는 이런 식의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문법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 이상으로 다루지 못한다는 점에서, 또 각각의 항목이 담는 세계를 명시적으로 알려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209쪽). 이를테면 “동사를 도와주는 조동사”라는 말에는 문법의 질서만 있을 뿐,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 안에서 물리적 현실을 넘어 가능성과 의무 등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는 일의 놀라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 책이 취하는, 그렇기에 우리와 매우 친밀하고 밀접한 관계가 될 인지언어학적 관점이 기존의 언어학, 그중에서도 촘스키 언어학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는 작업부터 착수한다(19쪽). 우선 전통적인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는 ‘관찰 가능한 것’만을 중시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언어를 습득하는 일 또한 악기를 배운다거나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바라보았고, 따라서 연구방법 또한 기존의 이론으로 충분하다고 여겼다. 여기에 반발한 것이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다.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촘스키는 1950년대 후반 새로운 언어학을 주창한다. 행동주의 심리학이 ‘태어난 이후 학습한 것’을 관찰했다면, 촘스키는 ‘타고난 언어능력’을 규명하는 데 집중한다. 또한 언어능력의 ‘단원성’을 믿었는데, 말을 배우는 특별한 구조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한 까닭이었다. 이에 따르면 소리도 문법도 의미도 서로 다른 영역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여기가 촘스키 언어학과 인지언어학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인지언어학자들은 다양한 학문 분야가 보여주는 복합적인 특징이 언어에도 나타난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밀접하게 얽혀서 상호작용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으로, 그간 형식언어학의 주변부에 놓였던 ‘의미’의 문제를 언어학의 중심으로 가져오는 계기가 된다. 요컨대 촘스키 언어학의 뼈대가 문법 구조의 본질을 밝히는 통사부였다면, 인지언어학자들이 바라보기에 뜻을 담당하는 의미부가 더 중요하고 긴급한 역할을 담당했다. 인간은 의미를 만드는 존재이고, 바로 이 의미를 중심으로 언어의 형태가 발달한다는 논리다. 
인지언어학의 부상이 외국어 교육에 대해 갖는 함의는 크다(28쪽). 외국어를 배워본 사람들은, 어느 지점에 이르면 제2언어 학습이 단순히 언어적 경험을 넘어선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고는 한다. 언어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도구와 만나 새로운 개념체계를 쌓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언어를 언어 안에서 이해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커다란 전제에 뜻을 함께한 연구자들의 움직임이 모여, 인지언어학은 1980년대를 거치며 본격적인 학문 분야로 발전한다. 이후 다양한 학제 간 대화, 특히 신경과학과의 접점을 통해 그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으며 여러 연구와 관련 논의로 눈부신 성과를 이루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촘스키 언어학에 비하면 여전히 ‘마이너’한 접근으로 평가받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사정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영어교육을 중심에 놓고 공부해온 저자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 이론이 왜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그 오랜 고민의 산물이 이 책이다. 저자 김성우는 지난 10여 년간 영어교사의 입장에서 인지언어학을 경험할 기회를 선사하는 칼럼을 전국영어교사모임이 발간하는 〈함께하는 영어교육〉에 게재해왔고, 그 원고를 모아 수없이 다듬고 깎고 더하고 매만진 것이 이 책이다.
 
 
영어의 마음을 읽는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책은 모두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언어학습이 ‘자신과 시대를 엮어내는 일’임을 깨닫도록 돕는 여정의 모든 과정을 각각의 장에 빈틈없이 담았다. 1장 ‘촘스키 언어학에서 인지언어학까지’는 촘스키 언어학과 인지혁명과의 관계 속에서 인지언어학의 탄생 궤적을 다룬다. 저자의 살뜰하고 단단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생소했던 개념과 흩어져 있던 흐름이 한데 잡혀, 먼 여정을 떠나기 전 알아두면 좋을 개괄적인 설명이 독자 안에 절로 자리 잡는다. 이어서 2장 ‘생각의 근간, 은유’에서는 의미와 사고의 체계를 만들어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은유를 다양한 언어표현과 함께 논의한다. 전통적인 언어학 이론에서는 은유, 환유, 직유 등 비유적 표현을 일종의 수사적 장치, 시쳇말로 ‘있어 보이게 만드는 도구’ 정도로 바라보았다면, 인지언어학에서는 오히려 이를 본질적 특성이자 말의 근간을 이루는 사고방식으로 바라본다는 사실을 심도 있게 다룬다. 3장 ‘문법 그리고 품사에 숨겨진 비밀들’은 시제, 명사, 동사, 서법 조동사 등의 용어를 생각과 경험, 세계와 연결시킴으로써 재미와 깊이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문법을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다. 품사 중심의 학습을 넘어, 의미를 상상하고 창조하는 도구로서 문법을 바라보려 시도한다. 
4장 ‘영어 관사의 원리 이해하기’에서는 한국 영어학습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관사의 용법을 실타래 풀듯 차근차근 풀어낸다. 언어현상의 본질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시간을 지나고 나면, 독자들은 “세계는 하나의 총체이지만, 가능성으로서의 세계는 무한히 열려 있다”는 문장 위에 한참을 머물게 될 것이다. 5장 ‘단어의 의미와 문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는 문법 및 어휘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을 비판하고 구문, 접근지점으로서의 단어, 틀 의미론 등의 개념을 통해 새로운 이해를 도모한다. 단어의 의미는 사전적 정의로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맥락과 경험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함을 다양한 예문을 통해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6장 ‘영어와 생각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에서는 언어가 사고에 미치는 흥미로운 영향을 다각도로 탐구한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세계가 만들어진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적극적으로 톺아보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교재와 시험 안에 갇힌 언어를
사고와 감정, 삶과 실천으로 해방시키기 위하여
 
책은 영어교사와 학습자들, 다양한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 언어교양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 인지언어학에 접근할 수 있는 진입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무엇보다 기존 학습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영어를 바라보기를 바랐던 수많은 예비 학습자들의 해갈을 돕는 반갑고 귀한 한 권이 될 것이다. 
또한 책은 빈곤한 상상력으로 가득했던 영어학습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그 어떤 가능성과도 한계 없이 연결될 수 있는 회복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 무엇이건 로딩할 수 있고, 그 어떤 세계로건 접속할 수 있는 영어의 세계에 첨벙 빠져들 시간이다. 
결국 책은 영어의 마음을 읽어내는 여정을 거쳐, 종내에는 ‘언어의 마음을 읽어내는 삶’을 논하고 꿈꾸는 차원으로 독자를 부른다. 언어는 도구이며 삶 그 자체다. 인간은 몸을 가지고 세계를 경험하고, 언어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며, 은유적 사고를 통해 오감을 넘어선 추상의 세계로 인식의 지평을 확장한다. 인간 언어의 행동을 좀 더 깊게 이해하려는 일련의 시도는 구조 중심의 문법이 갖는 한계를 훌쩍 뛰어넘으며, 앎의 욕구를 자극하는 유의미한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삶을 살피고 사회를 바꾸는 인지언어학의 세계로 어서 오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