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통계혁명을 이끈 최고 통계학자의 삶
이 책은 세계적인 통계학자 조지 박스의 자서전이다. 가난한 영국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학창시절 화학을 잘해 고향의 폐수처리장에서 공장 폐수의 정화를 담당하던 화학자의 조수로 일을 시작한다. 일을 하면서도 런던 대학에서 학업을 병행하던 박스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20세 때에 군대에 입대하였고, 화학전 방어 실험기지에 배치된다. 이곳에서 독가스의 효과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하며 통계학을 독학으로 공부하였고, 이때 화학자가 되려던 당초의 계획을 접고 통계학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박스는 군 제대 후 ICI라는 회사에서 8년간 일한 후 34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의 방문연구교수로 초빙을 받으면서 학계에 발을 딛는다. 이후 프린스턴을 거쳐 1960년에 통계학과를 새로 만든위스콘신 주립대학교 메디슨으로 옮겨 수많은 연구 성과를 남겼다.
박스는 인간적인 면에서도 많은 존경을 받았다. 그를 직접 만나본 사람들은 대부분 한결같이 그가 신사이고 자상한 아버지이며 헌신적인 배우자라고 말한다. 전공과 지위 불문하고 누구나 참석하여 격식 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던 ‘월요일 밤의 맥주 모임’은 그의 열린 태도를 잘 보여준다. 또한 박스는 학생들과의 촌극을 매년 기획하는 등 유머 있는 이야기꾼으로서도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박스의 흥미진진한 삶의 여정, 연구에 얽힌여러 뒷이야기도 제시된다.
이론보다는 현실을 중시한 통계학자
박스는 현장의 필요에 의해 통계를 접했고, 그래서인지 평생 동안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통계학을 받아들였다. 품질 관리, 실험계획법, 시계열 분석, 베이즈 추론 등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며, 통계학이 추상 세계의 그 무엇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펄떡펄떡 살아 쉼 쉬는 것임을 평생에 걸쳐 보여주었다.
또한 그는 과학적 탐구에서 통계학이 핵심적인 역학을 하는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는 것을항상 강조했다. 이 책을 통해 20세기 과학혁명과 더불어 어떻게 통계학이 학문으로 정립되고 과학 연구의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게 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다.